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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본 후기 :: 감히 세미 봉준호 감독이라고 말해도 될까?( 별 5개, 스포 X )

요즘 코로나가 풀리고나서 영화산업이 다시 흥행을 하고 있는데요. 액션을 별로 안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마블이나 범죄도시같은 영화를 즐겨보지 않아서 슬펐어요. 한국 재난 영화가 부산역 이후로 흥행을 한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간만에 좀비 아닌 재난 영화라 재밌었습니다. 

출연자

이번에 '차쥐뿔'에 박보영이 나와서 오랜만에 영화 찍으신걸 알게되었고, 그게 재난 영화인걸 알게되었습니다. '오 나의 귀신님'을 너무 재밌게 봐서 박보영님 연기가 그리웠는데 드디어 두근두근.  박보영 배우님 외에도 이병헌, 박서준,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님 등이 출연하십니다!

 

줄거리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에 '황궁아파트'가 유일하게 남았어요. 모든 건물, 땅이 다 무너져내렸는데 한 아파트만 살아남은거죠. 거기에 생존자들이 모여들고 거주하는 거주민들은 모여드는 생존자들을 쫓아낼 지, 함께 살 지 의논을 하고 결정에 따라 서로 사투를 그리는 작품입니다. 

 

후기 

우선 영화 줄거리는 예상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으실텐데, 연기들을 너무 잘하는 탑 배우들이라 장면마다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의 주제가 잘 전달된 느낌이었어요.표정 연기도 너무 잘해서 감정 공유가 잘 되어서 좋았습니다.  동생이 연극을 하다보니 그런 디테일을 좀 더 중시해서 보게 되는데 그런 점이 제일 좋았습니다. 특히이병헌은 원래 잘하니까 말모이고, 박보영이 연기를 너무 잘해요. 마지막에 허탈함과 슬픔의 그 표정과 연기가 대박이었습니다. 장면은 자세하게 말 못하겠지만 마지막에 이입되는 장면이 있을거에요 ㅠㅠ

 

 

이런 재난 상황이 되면 인간의 본능적인 추악한 본능이 잘 보이잖아요. 저는 인간의 잔혹하고도 솔직한 본성이 드러남을 볼 때 느껴지는 그 불쾌감이 오히려 쾌감으로 느껴져요. 현실 세계에서는 서로 그런 본성을 숨기려고 노력하는데 사실상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성인데 그걸 역설적으로 표현을 하는 영화의 맛이 맛있어요. 예를들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추잡하게 서로 싸우는 장면에 우아한 클래식을 넣는다거나 그런 역설말이에요. 이 영화에도 그런 연출 부분들이 많았는데 봉준호 감독이 떠오르더라구요. 실제로 영화의 완성도와 작품성은 모가디슈, 헤어질 결심 등과 더불어 근래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호평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감독이 도대체 누군가 하고 알아보니까 엄태화 라는 감독이고, 친절한 금자씨 연출을 담당했었더라구요. 나무위키에도 적혀 있듯 엄태화 감독이 연출부로 참여했던 영화들의 감독인 박찬욱 감독의 영향을 받은걸로 보이며 블랙 코미디 적인 면 등 봉준호 감독과도 닮은 점이 있다고 평가하네요. 근데 이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엄태구 형이에요... 몰랐는데 영화 끝에 엄태구도 조금 출연하더라구요. 너무 이미지가 달라서 다른 블로그 보고 알았어요. 역시 배우들은 달라.

 

 

그리고 또 제가 항상 하는 생각이기도 한데 이 영화를 보면서 또 느꼈습니다. 역시 바람은 햇님을 이길 수 없다. 동화 '햇님과 바람' 아시죠. 나그네의 겉옷 벗기기 내기를 하는 해와 바람. 인간 사이에서는 다정함과 정이 최고이자 무기이자 답이다. 이렇게 극한 상황이 되더라도 서로 챙기고 정을 나누는 것이 가장 옳고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사건사고가 잦은데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로.

 

 

이수역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결국 노숙자들이 바라보는 현실이 ' 콘크리트 유토피아' 딱 이런 꼴일까 싶었습니다. 옛날 시대를 생각해보면 움집을 짓고 살 원시인 시절에는 내 땅이라는게 자산적 의미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다 함께 뜻이 맞고 서로 생존해 있으니 함께 사는 영역의 의미였잖아요. 근데 지금은 내 집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변질되었고, 앞으로는 얼마나 어떻게 변질될지 두렵습니다. 몇 백채를 사서 말 그대로 사회 초년생들을 신용불량자를 만드는 빌라왕을 보면 집이라는 존재가 보는 시각에 따라 너무나도 절실한 존재이기도, 그저 종이 쪼가리 같기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우리도 한번쯤 모든 것을 잃어봐야, 욕심없이 서로를 위해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혹시나 블로그 쓸 때 까먹을까봐 영화보고 나오자마자 써둠 ㅋㅋㅋㅋ